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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제
선거구란 것은 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선거를 실시하는 단위지역을 나눈 것을 의미하고 선거구제라는 것은 이런 선거구를 나누는 원칙을 뜻한다. 이 원칙으로 달라지는 선거구 크기에 따라 선출되는 대표자 수가 달라지고, 동일한 표를 획득하더라도 선거구제에 따라 각 정당의 의석 수가 달라진다. 한 명만을 뽑는 선거구제라면 1위만이 유의미하지만 순위에 따라 2명을 뽑는 선거구제라면 1000표를 받은 1위와 100표를 받은 2위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게 된다.(그러면 90표 정도를 받는 3위권 후보가 분발해 볼만하지 않겠는가?) 이에 연계해 선거구제로 획정한 선거구는 유권자 한 표의 가치를 바꿀 수 있으므로 선거구제는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이러하니, 각 정당들이 선거구제 개편 이야기가 나오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물론 유권자인 우리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치권력의 편재 과정이므로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내어야 옳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선거구제는 일정한 대원칙하에 전면 개편하거나 일부 수정한다. 그 원칙은 하나다. 한 표의 가치를 얼마나 동등하게 유지하는가? 만약 백 명과 천 명이 똑같이 한 명의 대표자만 뽑을 수 있는 제도라면 이 원칙에 위배된다. 그래서 선거구를 획정할 때는 인구수 균형을 바탕으로 투표가치의 평등을 위해 선거인 수와 당선자 정수 비율이 균등한지를 고려한다. 이런 선거구제는 세 가지 유형이 대표적이다. 소선거구제, 중선거구제, 대선거구제가 그것인데, 하나의 선거구에서 몇 명의 대표자를 뽑느냐에 따라 나눈 것이다.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겠다.
소선거구제
간단히 말하면 하나의 선거구에서 한 명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구제다. 유권자는 후보자 1인에게만 투표할 수 있고 후보자 중 가장 많은 득표를 한 1인만이 당선된다. 이를 다수대표제라고도 한다. 그럼 간단히 소선거구제의 장단점을 알아보자. 소선거구제의 장점으로는 첫째, 투표 절차가 간단하다는 점이다. 이는 전 연령층의 고른 참여를 유도하는 유인이 된다. 간단하기 때문에 유권자 또한 투표방식, 당선절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는 높은 참여율과 선거승복으로 이어진다. 둘째, 선거구 자체가 중 · 대선거구제에 비해 유권자들과의 접촉이 쉽다. 중 · 대선거구제에서는 선거구의 피선거인들이 광할한 선거구 중에서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만 신경 쓸 우려가 있는데, 소선거구제에서는 그런 우려가 적다. 단점으로는 역시 승자독식의 문제다. 이에 따라 사표심리가 극대화되고 군소후보나 정치신인은 발붙이기 어렵게 된다. 의석에서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이기도 하다. 단 한 표의 차이에도 당락이 갈리기 때문에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제도라 하기에는 어렵다.
중 · 대선거구제
중선거구제는 일반적으로 한 선거구에서 2~5명을 선출하며, 일반적으로 소선구제보다 한 선거구의 규모가 크다. 유권자는 후보자 1인에게만 투표할 수 있고, 당선은 득표순위로 정해진다. 중선거구제는 몇 가지로 갈래가 나뉘는데 보통 한 선거구에 특정 정당이 중복으로 몇 명까지 공천할 수 있느냐의 차이로 나뉜다. 한 명만 공천하는 방식부터 선출인원 만큼 공천할 수 있는 방식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중선거구제의 장점으로는 첫째, 소선거구제의 고질병인 승자독식 현상을 완화하는 것이다. 사표가 줄어들면서 민의 왜곡 현상도 완화된다. 둘째, 선거구 획정이 비교적 수월하다. 행정적, 생활적, 지리적 요인을 고려해 간단하게 나누고 인구수에 비례해 의석수를 배당하면 되기 때문이다. 소선거구제 하에서 소모적 정쟁과 게리맨더링이 발생하는 문제를 생각하면, 중선거구제의 커다란 장점이라 할 만하다. 단점으로는 앞서 예를 들었던 1000표 득표의 1위와 100표 득표의 2위 문제가 있다. 이 둘의 득표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지만 의회에서 똑같은 권리를 행사하기 때문에 역으로 민의 왜곡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나아가서는 정당의 지지와 무관하게 지지율이 낮은 정당이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가는 부작용도 드물게 나타난다. 또 선거구의 비대화로 유권자와 후보자 간의 긴밀한 접촉이 어렵고, 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은 소외되는 것은 물론 정책에서도 후순위로 밀리며, 후보자를 배출하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더해서 우리나라처럼 거대양당이 독식하고 있는 구조에서 중선거구제를 모두 2인 선출 기준으로 바꾸면 양당제를 더욱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군소정당, 정치신인의 원내 진출을 더 어렵게 할 수도 있다.
대선거구제는 중선거구제와 비슷한데, 10명까지 선출할 수 있어 선택과 선거구가 한층 더 넓어질 수 있는 제도다. 중선거구제와 중대한 차이점은 유권자가 연기명으로 선출 정수 만큼 투표하거나, 일부 혹은 한 명에게 투표할 수도 있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다. 대체로 중선거구제와 비슷한 장단점을 지니는데, 투표 절차가 중선거구제보다도 복잡해 혼란을 일으킬 우려가 크고 그에 따라 선거관리비용도 많이 들게 된다. 그러나 사회적인 손실면에서는 정쟁의 격화를 막고, 부패를 줄이는 면에서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